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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동, 유쾌한 가족애를 그리다

by 믹이 2022. 9. 18.

# 첫 월급

 조금산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주인공인 반항아 택일과 여러 인문들의 관계를 다채롭게 나타냅니다. 그 중에서도 본 작품이 가족애를 그린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엄마인 정혜와의 관계를 현실감 있게 표현했기 때문입니다. '엄마'는 아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. 세상에서 가장 따듯하고 사랑하지만 엄마 앞에선 다 큰 어른도 철부지가 되는게 엄마와 아들의 관계일 것입니다. 본 작품에서도 하염없이 아들을 걱정하고 희생하는 엄마와 그런 정혜에게 반항하는 택일을 나타내며 엄마와 아들이 이 영화를 볼 때 공감할만한 가족애를 보여줍니다. 영화의 초반 정혜와의 갈등을 계기로 충동적으로 군산에 향하게 되고 우연히 들린 짜장면집에 숙식을 제공받고 배달원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. 택일의 인생에서 처음 받게 된 첫 월급은 그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의미일 것입니다. 택일은 그것을 무심하게 정혜에게 전달합니다. 후에 택일과 정혜는 깡패들과의 대립에서 철 월급이 담긴 돈봉투를 사수하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 치는 장면이 나옵니다. 이는 엄마와 아들이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만날때마다 다투곤 했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함을 나타내는 표현일 것입니다. 

 

# 서로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공간

 저는 본 작품을 그 어떤 영화보다 많이 봤습니다. 개그적인 요소들도 많고 흥미진진한 전개도 매력적이지만 몇번을 봐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요소를 굳이 뽑자면 극중 인물들 모두가 상처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도 밝게 웃기 때문입니다.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상처를 받곤 합니다. 그럴때 옆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될까요. 택일이 일을 하는 공간인 중국집의 일원들은 모두 각자 힘든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. 사장님은 딸의 죽음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시도했었고 기석은 조폭생활에 큰 상실감과 회의감을 갖고 있습니다. 서로 상처를 갖고 있는 이들은 중국집에서 평범하게 생활하며 서로를 의지하고 웃게해줍니다. 반항아인 택일도 이곳에 머무를 수 있었던 이유는 본인이 갖고 있는 상처를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. 그리고 영화를 보는 저 역시도 조금이나마 이 영화를 통해 웃게 되며 마음의 치료를 받게 되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.

 

# 배우 정해인의 새로운 모습

 본 영화에서 정해인은 상필역으로 택일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할머니와 같이 사는 철부지 가장의 모습을 그려냅니다. 정해인의 대표작인 '봄밤'과 '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'에서 젠틀하고 깔끔한 모습을 '시동'에선 찾을 수 없습니다. 앞서 히트친 두 작품에서의 정해인이 맡은 케릭터는 정해인이 누구인지를 알려주었지만 배우로서 캐릭터의 한계를 나타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. 그리고 앞서 두 작품에서 모두 주인공을 맡았지만 해당 작품에선 조연으로 출연하여 기존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그려냅니다. 기존과 다른 배우 정해인의 모습을 보고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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